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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엘리엇이 손실을 봤다는 주장이다. 이날 삼성 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달 13일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중재의향서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투자국 정부를 제소하기 전 중재 의사가 있는지 타진하는 절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 중 하나인 ISD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국의 법령이나 제도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중재의향서 제출 3개월 뒤부터 정부를 제소할 수 있어 정부가 3개월 내에 중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엘리엇은 ISD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중재의향서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부당하게 개입해 삼성물산 주주인 자신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당시 합병을 반대하며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의를 금지해달라고 국내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기각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1ㆍ2심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삼성 합병을 돕기 위해 국민연금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했다며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하고, 복지부 적폐청산위원회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을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 하면서 양사 합병은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상황에서 엘리엇의 집요한 대응이 이어지자 삼성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직접 소송 당사자는 아니지만 엘리엇이 정식 ISD 절차를 밟아 ISID에서 우리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경우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어서다. 법무부는 관계부처와 논의한 뒤 중재를 받아들일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정부의 ‘약점’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합병에 반대하면서 현대차에 주주가치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엘리엇이 이번 소송 추진을 통해 정부와 현대차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적폐왕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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